이게 되네
종이계란판, 훌륭한 흙 배합 실험도구다
다시살리고
2025. 3. 28. 05:26
종이계란판, 훌륭한 흙 배합 실험도구다
흙 한 줌에도 철학이 담긴다. 특히, 버려질 운명의 계란판에 담기는 흙이라면 더더욱 그렇다.
계란판을 단순한 씨앗 파종 트레이로만 생각했다면, 이제부터 시선을 조금 바꿔보자. 계란판은 훌륭한 흙 배합 실험도구다. 밭에서 바로 실험할 수 없는 다양한 흙 혼합을 소규모로 실험해볼 수 있는 미니 실험실 같은 존재다.
계란판 하나로 텃밭 농사의 핵심인 흙 조성을 실험해볼 수 있다면, 그것만큼 값진 자원 순환도 드물다. 삐딱한 시선 하나가 농사철 준비의 모든 그림을 바꿔놓을 수 있다.
실험 목적
- 다양한 흙 조합의 배수력, 보습력, 씨앗 발아율 테스트
- 유기물 비율에 따른 작물 생육 비교
- 퇴비 자가 제조 전, 흙 성질 미리 검증
- 도시농업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니 실습 자료 확보
준비물
- 종이 계란판 1~2개 (종이 재질 권장)
- 밭흙, 상토, 퇴비, 커피찌꺼기, 마른 낙엽 가루 등 혼합 재료
- 스푼, 물, 씨앗(상추, 적상추, 바질 등 소형 작물)
- 분무기, 네임펜, 테이프 (칸 별 표시용)
흙 배합 예시 (칸마다 다르게 구성)
- 밭흙 100%
- 상토 100%
- 상토+퇴비(7:3)
- 밭흙+커피찌꺼기(8:2)
- 상토+마른 낙엽 가루(8:2)
- 밭흙+퇴비+커피찌꺼기(6:2:2)
각 칸마다 동일한 씨앗을 뿌리고, 물주기와 햇빛 조건도 같게 유지한다. 이런 실험 설계는 다양한 흙 조합이 씨앗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 관찰하기에 적합하다.
관찰 포인트
- 며칠 만에 발아하는가?
- 배수는 잘 되는가?
- 수분 유지가 오래 가는가?
- 곰팡이 발생 여부
- 흙이 마르거나 무너지는 정도
- 싹이 튼 뒤, 생육 속도의 차이
관찰 결과는 메모하거나 촬영하여 비교해보면 훨씬 명확하게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. 계란판은 작고 가벼워 창틀이나 베란다 한쪽에서도 실험 가능하다.
실험 결과 활용
- 가장 이상적인 조합을 이후 파종, 모종 만들기, 밭작업에 적용 가능
- 계란판 한 판으로 수많은 조합을 검증할 수 있음
- 실패해도 괜찮다. 작고 빠르게 배우는 과정 그 자체가 값지다
- 교육 현장에서 도시농업 체험 활동으로도 유용하다
결론 – 계란판, 파종판에서 실험판으로
텃밭은 실험실이다. 흙을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생명이 달라진다. 그 실험, 꼭 큰 밭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.
버려질 계란판 하나가 작은 흙 실험장이 되고, 다음 농사의 밑그림이 될 수 있다.